상하이 지하철의 추억
중국 상하이 지하철 내에서 접이식 책상을 펴고 아들에게 공부시키는 엄마 사진이 인터넷에 떠돌았다. 말들이 많은데, 대관절 왜 상하이 지하철에서 벌어진 일을 두고 서울에서 열을 올려야 하나 생각하면 인터넷이 과연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가혹하다 어떻다 댓글은 차치하고, 상하이 지하철에 대한..
2017.11.18 (토)|한현우·주말뉴스부장
新 황조가
마흔 살 넘은 후배 A는 미혼이다. 10년 전쯤 그는 만날 때마다 "여자 좀 소개해 달라"고 졸랐었다. 성화를 못 이겨 소개해 준 적도 몇 번 있지만 잘된 적은 없다. A는 5년 전쯤부터 이렇게 말했다. "난 결혼 안 해요. 형, 난 결혼이란 제도가 싫어. 결혼이 지금처럼 이데올로기적 위상을 갖기 전에는..
2017.11.11 (토)|한현우·주말뉴스부장
농부가 지은 노래
마흔두 살 남자 조윤석은 제주에서 노지 감귤을 재배하는 농부다. 300평 작은 밭에 농약도 제초제도 뿌리지 않는 친환경 농법으로 농사를 짓는다. 9년 전 그는 스위스 로잔 공대에서 생명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당시 'RAFT 중합법을 이용한 약물 및 유전자 전달체'라는 것을 발명해 국제 특허를 받았는데..
2017.11.09 (목)|한현우 주말뉴스부장
알라후 아크바르
뉴욕에서 트럭으로 사람들을 덮친 테러범이 어김없이 "알라후 아크바르(Allahu akbar·신은 위대하다)!"라고 소리질렀다. 언젠가부터 저 아랍어 문장이 공포의 상징이 됐다. 테러가 있는 곳에 저 말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2001년 9월 11일 테러범이 여객기를 몰고 세계무역센터에 충돌할 때 저 말을..
2017.11.04 (토)|한현우·주말뉴스부장
언제 들어도 좋은 말
10년 전쯤 지하철 역사 내에서 걷고 있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뒤에서 불렀다. "학생!" 뒤돌아보니 그 아주머니는 "여의도 가려면…"이라고 하다가 말을 멈췄다. 그 얼굴에 '뭐야, 학부모잖아' 하고 쓰여 있었다. 특별히 상세하고도 친절하게 어느 쪽에서 지하철을 타서 몇 정거장을 거쳐야 여의도역에 당도하는지..
2017.10.28 (토)|한현우·주말뉴스부장
이병헌, 성공적.
이병헌의 연기를 보기 위해서라도 영화 '남한산성'을 봐야 한다. 어느 쪽도 역적으로 몰지 않고 지극히 김훈식으로 만든 이 영화는, 김훈식으로 말하자면, 그해 남한산성에 김상헌이 있었고 최명길이 있었으며 그들 각자 진심을 다해 충정을 바쳤으나 임금은 최선의 판단을 내리기 어려웠으며 일부 신하의 오판과 모략..
2017.10.21 (토)|한현우·주말뉴스부장
포틀럭 추석
전라남도 큰댁으로 차례 지내러 다녀온 후배가 말했다. "아침 일찍 출발해 내려갔는데 큰집 형님이 그러시는 거예요. '아따, 어제 왔으면 월매나 좋았으까잉. 맛난 것두 묵고 재미지게 놀았을 틴디….' 다음 날 서울로 출발할 때 큰 형님이 본심을 말씀하시더라고요. '잘 올라가고잉, 담서부턴 전날 와서 음식..
2017.10.14 (토)|한현우·주말뉴스부장
휴, 헤픈 놈
플레이보이 창립자 휴 헤프너가 지난 27일 91세로 숨졌다. 그 곁에 60살 연하 아내 크리스털 해리스가 있었다. 손녀딸 또래와 산 것이다. 전혀 부럽지 않다. 징그럽고 흉하다. 돈이 얼마나 많기에 손녀딸 또래와 혼인신고를 하는 것이며 돈이 얼마나 좋으면 할아버지뻘 남자와 결혼을 하는가. 억만장자가 죽은..
2017.09.30 (토)|한현우·주말뉴스부장
카트가 뭐길래
전에 살던 아파트에서도 목격했던 광경을 이사하고 나서 또 보고 있다. 근처 마트의 쇼핑카트를 끝끝내 집까지 끌고 오는 사람들의 풍경이다. 지하에 있는 마트에서 카트를 끌고 나오려면 에스컬레이터로는 안 되고 분명 엘리베이터로 옮겼을 텐데, 그 카트를 끌고 횡단보도 건너 아파트 단지까지 끌고 가는 사람을 보..
2017.09.23 (토)|한현우·주말뉴스부장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오래전 써둔 원고 뭉치를 아무리 뒤져도 나오지 않는다. 새로 산 컴퓨터에는 당연히 없고 외장 하드와 노트북에도 없다. 집과 회사에 있는 USB를 죄 뒤졌는데도 없다. 아무래도 먹통이 돼서 복구 불능 상태인 옛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있는 것 같다. 그 디지털 저장 장치가 먹통이 되면서 그 안에 든 아이의 어..
2017.09.14 (목)|한현우 주말뉴스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