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가 뭐길래
전에 살던 아파트에서도 목격했던 광경을 이사하고 나서 또 보고 있다. 근처 마트의 쇼핑카트를 끝끝내 집까지 끌고 오는 사람들의 풍경이다. 지하에 있는 마트에서 카트를 끌고 나오려면 에스컬레이터로는 안 되고 분명 엘리베이터로 옮겼을 텐데, 그 카트를 끌고 횡단보도 건너 아파트 단지까지 끌고 가는 사람을 보..
2017.09.23 (토)|한현우·주말뉴스부장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오래전 써둔 원고 뭉치를 아무리 뒤져도 나오지 않는다. 새로 산 컴퓨터에는 당연히 없고 외장 하드와 노트북에도 없다. 집과 회사에 있는 USB를 죄 뒤졌는데도 없다. 아무래도 먹통이 돼서 복구 불능 상태인 옛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있는 것 같다. 그 디지털 저장 장치가 먹통이 되면서 그 안에 든 아이의 어..
2017.09.14 (목)|한현우 주말뉴스부장
조동진과 마광수
최근 각각의 이유로 세상을 등진 음악가 조동진과 문학가 마광수는 많이 닮았고 또 많이 다르다. 둘 다 자의든 타의든 언더그라운드를 고집했고 소수의 열광과 다수의 외면을 받았다는 점이 같다. 한 사람은 외롭지만 평탄하게 살다가 병을 얻어 하직했고 다른 사람은 해직과 소송과 왕따를 두루 겪다가 스스로 생을..
2017.09.09 (토)|한현우·주말뉴스부장
편의점 택배
편의점에서 택배를 부친 적 있고 편의점에서 택배를 받은 적 있다. 그래서 '편의점 택배'를 이렇게 이해하고 있었다. 편의점에서 편의점으로 택배를 보낼 수 있는 서비스라고. 같은 브랜드 편의점의 물류 네트워크를 활용한 것이라고 생각했다.그게 아니었다. 최근 어떤 물건을 인터넷으로 주문했는데 값이 좀 나가는..
2017.09.02 (토)|한현우·주말뉴스부장
오늘의 운세
조선일보에서 고정란을 하나씩 없앨 수밖에 없다면 그 마지막은 '오늘의 운세'일 것이다. 은근히 읽는 사람 많은 코너다. 나의 하루가 어떨 것인지 남에게 기대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이 난이 하루라도 빠지면 독자서비스센터 전화기를 울리는 원성이 자자하다.평소 읽지 않던 그 코너를 언젠가부터 읽게 됐다...
2017.08.26 (토)|한현우·주말뉴스부장
편육 반 접시
서울 을지면옥에서 점심을 먹으려면 늦어도 11시 45분에는 당도해야 한다. 자칫하면 3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 메밀국수를 기계로 뽑아 육수와 동치미 섞은 국물에 담아주는 그것, 냉면을 먹기 위해 그렇게 해야 하는지 회의가 들 때도 있으나 어쩌겠는가, 을지면옥 냉면이 갑인 것을. 나의 여름은 을지면옥에..
2017.08.19 (토)|한현우·주말뉴스부장
시간이 지나도 낡지 않는 것
교보손글씨대회라는 행사가 열린다고 해서 호기심에 신청했다. 글은 잘 못 써도 글씨는 잘 쓴다고 생각해온 터라 입상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욕심도 있었다. 이전 대회 입상자들 글씨를 보니 흠, 오만한 생각도 들었다.며칠 뒤 우편물이 왔다. 응모 안내문과 손 글씨 쓸 응모지 두 장, 반송용 봉투가 들어 있었..
2017.07.22 (토)|한현우·주말뉴스부장
청년들이 록 음악을 듣지 않는 이유
1985년 할리우드 영화 '백 투더 퓨처'에서 30년 전인 1955년으로 날아간 주인공 마티는 고교 파티 무대에 올라 척 베리 노래 '자니 비 구드(Johnny B. Goode)'를 연주한다. 척 베리가 1958년 발표해 '기타 연주로 얼마나 부자가 될 수 있는지 증명한 최초의 노래'란 평을 받은 명곡이..
2017.07.20 (목)|한현우 주말뉴스부장
이등병의 편지
말 안 듣고 제멋대로이며 자기밖에 모르던 아이를 끝내 보내기로 했다. 지금 꼭 훈련소에 입소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언젠가 가야 한다면 지금 가는 게 좋겠다는 것이 가족회의 결론이었다. 아이는 입소하러 가는 승용차 안에서 서운하고 슬픈 듯 평소와 다른 모습이었다고 했다."잘 갔다 와" "건강해야 돼"..
2017.07.15 (토)|한현우·주말뉴스부장
오디오 시집 보내기
작은 집으로 이사하게 되면서 고민에 빠졌다. 오디오 두 조(組) 가운데 하나를 없애야 할 것 같다. 어차피 집에서 예술의 전당 음장감(音場感)을 실현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공간이 너무 작으면 아무리 좋은 오디오도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없다.새로 이사하게 될 집 작은 방은 오디오를 설치하기에 너무 좁다...
2017.07.08 (토)|한현우·주말뉴스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