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한테 이를 거야
아파트 놀이터에서 오빠와 동생으로 보이는 꼬맹이들이 오손도손 놀고 있었다. 요즘엔 어린아이들만 내보내 놀게 하는 경우가 드물기에 흐뭇하게 구경했다. 각자 장난감을 갖고 노는가 싶더니 금세 야, 그건 내 거라구! 아니야, 엄마가 같이 놀라고 그랬어! 하며 언성이 높아졌다. 한 대여섯 살이나 됐을까, 이내..
2017.05.27 (토)|한현우·주말뉴스부장
우리에게 이문세가 없었다면
여러 해 전 친구가 이렇게 말했었다. "남녀 여럿이 차를 몰고 강원도에 놀러 간 적이 있는데, 어쩌다가 '이문세 노래 부르기' 게임을 하게 됐어. 좀 과장하면 춘천에서 강릉 갈 때까지 쉴 새 없이 이문세 노래를 합창했는데 그때 우리 모두 두 가지 사실에 놀랐어. 하나는 우리가 이문세 노래를 이렇게 많이..
2017.05.25 (목)|한현우 주말뉴스부장
"가장 작게 접히는 자전거, 한국 동호회 회원 4만명… 굉장하네요"
브롬톤(Brompton)은 '세계에서 가장 작게 접히는 자전거'로 불린다. 영국 최대 자전거 회사 '브롬톤'에서 만드는 이 자전거는 특히 한국에서 사랑받는다. 2006년 첫 200대 수입을 시작으로 작년 4500대를 들여온 한국은 연 5만대를 생산하는 브롬톤의 세계 최대 수입국이다. 1975년 창업주 앤..
2017.05.20 (토)|한현우 기자
개하고 나하고
늦은 밤 야근을 마치고 집에 들어가니 식구들은 잠들었고 거실엔 작은 등 하나만 켜져 있다. 강아지가 있는 울타리로 괜히 가본다. 개는 냄새를 맡았는지 소리를 들었는지 바비큐 예비 자세로 누워 있다가 고개만 번쩍 든다.울타리 문을 열어줘도 개는 나오지 않는다. 이리 와, 이리 와 해도 뭔 소리여 시방이 몇..
2017.05.20 (토)|한현우·주말뉴스부장
그 음악은 제발 틀지 마세요
집 인터폰이 고장 나 관리사무소에 전화했다. 초인종을 눌러봐야 집에 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관리사무소 직원이 와 보더니 인터폰 업체에 애프터 서비스를 신청해야 한다고 했다. 인터폰 업체에 전화했다."죄송합니다. 지금 모든 상담원이 통화 중입니다. 통화가 끝나는 대로 연결해 드리겠습니다." 이런 메시지가..
2017.05.13 (토)|한현우·주말뉴스부장
소독차의 추억
만화가 김양수가 직업 체험할 수 있는 곳에 아이들을 데리고 갔다가 진풍경을 봤다. 소방관 체험이 가장 인기 있는 코너였다. 아이들이 소방관 옷을 입고 작은 소방차에 탄 채 달리면 부모들이 스마트폰 카메라를 켜고 그 뒤를 쫓아갔다. 이것을 만화로 그리면서 "아이들은 소방차 체험, 어른들은 소독차 체험?"이..
2017.05.06 (토)|한현우·주말뉴스부장
아무리 써도 없어지지 않는 것
부모님의 검약(儉約)이 피에 흐르는 것이겠지만, 물건을 쉽게 버리지 못한다. 가구며 집기며 모두 내버리고 최소한만 갖추고 사는 '미니멀 라이프'가 유행이고 또 그게 바람직한 것 같은데도 워낙 잡동사니가 많아 미니멀의 길은 멀기만 하다.특히 잘 버리지 못하는 것은 각종 문구류다. 연말마다 받는 각종 다이어..
2017.04.29 (토)|한현우·주말뉴스부장
우리는 젊을 때부터 꼰대였다
딸아이를 한국 초등학교에 보내지 못하겠다며 미국으로 이사 간 음악가 한대수씨는 이렇게 말했었다. "초등학교 때는 학과 공부보다 '엠퍼시(empathy·공감 능력)'를 가르쳐야 해요. 우리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남의 입장에서 생각할 줄 알게 해줘야 합니다. 내가 다녔던 미국 초등학교에서는 우리 피..
2017.04.28 (금)|한현우 주말뉴스부장
출근길 엘리베이터에서
신문사 출근 시각은 다른 데보다 좀 늦어서, 아침을 먹은 뒤 중학생 아이가 가장 먼저 집을 나서고 아내가 뒤이어 출근하는 것이 그다음이다. 그 뒤에 설거지하고 각종 전열기구와 전등 스위치를 껐는지 확인한 뒤 출근하는 것이 보통의 일상이다(도대체 신문사는 몇시 출근인가 하고 놀랄 것까지는 없다. 퇴근 시각..
2017.04.22 (토)|한현우·주말뉴스부장
매운 냉면
냉면의 계절이 왔다. 아니 오려고 한다. 냉면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달력을 냉면에 맞춰놓고 산다. 냉면에 너무 얽혀, 뇌가 풀어진 면발처럼 어지럽다.서울경찰청에 출입하던 여름이었다. 친하게 지내던 경찰관 두 명과 냉면 먹으러 가기로 의기투합했다. '함흥의 아들'을 자임하던 나는(부모님이 모두 함흥 출신이다..
2017.04.15 (토)|한현우·주말뉴스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