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노래가 후세에 전해지는가
10년 전인 2008년 1월 18일, 말기 암 투병 중이던 작곡가 이영훈의 병실에 찾아갔다. 혼자 가기 머쓱해서 그의 음악 동지인 이문세에게 동행을 부탁했다. 이문세는 병실에 들어서자마자 침상 옆에 무릎 꿇더니 이영훈 손을 붙잡고 기도했다. 사진기자가 그 장면을 찍었고 며칠 뒤 두 사람 사연이 사진과 함..
2018.03.01 (목)|한현우 문화2부장
영화 '1987' 감상법
영화 '1987'을 보고 나오던 밤, 가족으로 보이는 세 명과 함께 극장 엘리베이터를 탔다. 롱패딩을 입은 10대 딸이 말했다. "내일은 '신과 함께' 보여줘." 아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엄마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아휴, 영화 보니까 괜히 심란하다."30년 전 부모는 영화 속 대학생과 다르지..
2018.01.04 (목)|한현우 문화2부장
자전거로 대만 두바퀴 '국민 형님' 된 회장님
대만 사람들은 '평생 한번 해봐야 할 일'로 두 가지를 꼽아왔다. 대만 최고봉 위산(玉山·3952m) 등반과 최대 호수 르위에탄(日月潭) 횡단 수영(330m)이다. 지난 2007년 한 가지가 늘었다. 자전거 타고 대만 한 바퀴 돌기(臺灣環島·966㎞)다. 그해 73세 노인이 이 일을 해내면서부터다. 이..
2017.12.30 (토)|한현우 기자
마지막 날 문득
고등학교 1학년 때 문과를 선택한 이유는 상대성이론을 아무리 쉬운 말로 설명해 줘도 알아들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 선택은 옳았다. 지금도 상대성이론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아인슈타인은 위대한 과학자이고 그의 대표적 이론이 상대성이론임을 알지만 상대성이론을 모르면서 아인슈타인을 안다고 할 수..
2017.12.30 (토)|한현우·주말뉴스부장
집들이의 추억
신혼 초, 회사 선후배들을 모시고 집들이를 했다. 좁은 집에 20명 가까운 사람이 들어차 거실은 물론 작은방까지 상을 폈다. 아내는 물론 장모님과 처남댁까지 출동해 음식을 장만했다. 그러실 필요 없다고 했지만 그렇게 해야 한다고 하셨다. 그러실 필요 없다는 나의 말은 진심이었고, 그렇게 해야 한다는 장모..
2017.12.23 (토)|한현우·주말뉴스부장
이코노미석 팔걸이 사용법
대만 출장에서 돌아오는 길, 비행기 오른쪽 창가 자리에 앉았다. 옆자리에 젊고 호리호리한 남자가 앉았다. 그는 앉자마자 두 좌석 사이 팔걸이에 오른팔을 척 하고 올려놓았다. 심지어 그의 팔꿈치 일부가 좌석 경계를 넘어 내 자리를 약간 침범해왔다.나는 헛기침을 하며 슬쩍 왼팔을 팔걸이에 올려보려 했으나 허..
2017.12.16 (토)|한현우·주말뉴스부장
사거리 눈내리는 마을
대구 출신 후배가 대학 시절 이화여대 여학생이랑 미팅을 했다. 역시 대구 출신인 주선자는 장소를 '이대 앞 사거리 눈내리는 마을'이란 카페라고 알려줬다. 서울 지리 모르는 척하기 싫어 이대 앞 사거리에 일찌감치 나가 '눈내리는 마을'을 찾아봤으나 발견할 수 없었다. 그 시각 이대 여학생은 '샤갈의 눈내리..
2017.12.09 (토)|한현우·주말뉴스부장
북한에서 온 편지
미국 뉴욕타임스가 지난 9월 평양에 가서 취재한 영상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편집해 지난 28일 홈페이지에 올렸다. 이 신문 칼럼니스트 니콜라스 크리스토프가 다른 기자 3명과 함께 북한에 가서 찍은 영상을 토대로 만든 것이다. 제목은 '공포를 담아, 북한에서(From North Korea, With Dre..
2017.12.02 (토)|한현우·주말뉴스부장
아버지 뭐하시냐
되게 돈 많은 집 스물여덟 살짜리 아들이 젊은 변호사들 모인 술자리에 가서 깽판 친 것이 화제가 되고 있다. 만취 난동을 말리던 남자 뺨을 때리고 여자 머리채를 잡았다고 한다. 술자리에서 그 부잣집 아들이 했다는 말 중 하나가 유독 잊히지 않는다. "아버지 뭐하시냐."아버지 회사에서 뭔 팀장을 하던 그는..
2017.11.25 (토)|한현우·주말뉴스부장
상하이 지하철의 추억
중국 상하이 지하철 내에서 접이식 책상을 펴고 아들에게 공부시키는 엄마 사진이 인터넷에 떠돌았다. 말들이 많은데, 대관절 왜 상하이 지하철에서 벌어진 일을 두고 서울에서 열을 올려야 하나 생각하면 인터넷이 과연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가혹하다 어떻다 댓글은 차치하고, 상하이 지하철에 대한..
2017.11.18 (토)|한현우·주말뉴스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