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파리의 여행가이드
샤를 드골 공항으로 마중 나온 '미스터 준'은 멋쟁이였다. 감색 중절모에 머플러, 폭 좁은 코듀로이 바지에 갈색 구두를 신었다. 중절모를 살짝 들어 올렸다 내릴 땐 지단 스타일로 화끈하게 민 두상이 보였다. 파리를 '빠흐리'로 발음하는 건, 파리지엔으로 20년을 산 남자의 고집이자 자부심인 듯했다. '빠..
2017.04.25 (화)|김윤덕 문화부 차장
"이중섭밖에 모르던 남편 미워… 선생 그림을 땔감으로 썼죠"
"이중섭 선생이 전쟁 때 부산 저희 집에 와 계셨어요. 추워도 땔감이 없어 불을 못 때는데, 박(고석) 선생이 '양심 있는 인간이면 중섭이 방에 연기라도 내보라우' 하며 버럭 화를 내요. 형편도 모르고 화부터 내는 남편이 미워 이 선생 먹다 버린 땅콩껍질, 가족에게 쓰다 구긴 편지, 은박지 그림들을 쓸어..
2017.04.25 (화)|김윤덕 기자
엄마들의 '몰표'를 얻고 싶다면
설치작가 김범 작품에 '자신이 새라고 배운 돌'이 있다. 새 전문가가 돌덩이를 앞에 두고 "너는 돌이 아니라 새"라고 반복해 주입하는 80분짜리 영상물이다. 2009년 베네치아 비엔날레 작가였던 양혜규의 '무명 학생 작가들의 흔적'도 위트 있다. 헌 교과서에서 텍스트는 지우고 학생들이 암기하기 위해 줄..
2017.04.20 (목)|김윤덕 문화부 차장
천경자 이름 빠진 '미인도'
위작(僞作) 논란이 불거진 지 26년 만에 국립현대미술관이 일반에 공개하는 고(故)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가 작가 이름도 없이 모습을 드러냈다. 개막 하루 전인 18일, 언론에 공개된 미인도는 작가명·제작 연대·제작 기법 등을 표기하는 이름표 없이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제4전시실에 걸렸다. 미인도는 '..
2017.04.19 (수)|김윤덕 기자
스크린 밖 30년 스토리… 픽사를 만나다
개막도 하기 전 티켓이 6만 장 팔려나갔다. 앞서 전시한 일본 도쿄도(都)현대미술관에선 두 달간 35만명이 관람했다. 지난 15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상륙한 '픽사 애니메이션 30주년 특별전' 얘기다. 프리뷰에 1000명, 개막일인 15일 하루만 관람객 6500명이 다녀갔다. 관람객 수 제..
2017.04.17 (월)|김윤덕 기자
한국 白色畵의 전설을 만나다
1977년 6월 18일 자 조선일보에 '日(일본)에서 한국현대미술 붐'이란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김환기, 이우환, 김창렬, 박서보, 윤형근, 권영우 등 당대 미술계를 주도하던 화가들 사진과 함께다. 기사는 일본인들이 한국 현대미술에 관심을 보인 첫 계기가 1975년 도쿄화랑에서 열린 '백색전(白色展)..
2017.04.13 (목)|김윤덕 기자
65억짜리'고요'
"#310, 3분의 2 끝내다. 마지막 막음은 완전히 말린 다음에 하자. 피카소 옹 떠난 후 이렇게도 적막감이 올까."뉴욕에서 뇌출혈로 숨을 거두기 1년 전 김환기(1913~1974)가 쓴 1973년 4월 10일 일기다. 그가 경외하던 파블로 피카소가 죽은 지 이틀 뒤, 김환기는 '고요 #310'을 그리..
2017.04.13 (목)|김윤덕 기자
"토끼 '베니' 열 살… 화살 대신 맞아주신 엄마 덕이죠"
"베니가 열 살 된 소감요? 음… 말로 표현하기 너무 힘들어요. 내게 아무것도 없을 때 베니를 그렸거든요. 베니와 함께 기쁜 일, 슬픈 일을 모두 겪었어요. 듣지도, 잘 보지도 못하는 내가 베니와 함께 여기까지 왔다는 게 대견하고 신기해요."서른네 살 '구작가'(본명 구경선)가 베니 이야기를 하다 목이..
2017.04.11 (화)|김윤덕 기자
쉰넷에 떠난 한국화 자유혼, 연희동 옛집에 깃들다
"밀가루로는 빵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국수나 수제비도 만든다."정제된 그림은 재미가 없어 내키는 대로 화흥(畵興) 따라 그렸다는 황창배(1947~2001)는 이른바 '밀가루 수제비론'을 펼치며 1980~1990년대 미술계에 파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동양화에 아크릴과 파스텔, 흑연 가루와 연탄재를 두껍게..
2017.04.11 (화)|김윤덕 기자
김환기부터 이완까지… '국현'이 고른 야심작
국내 최대 공공미술관인 국립현대미술관(이하 국현)이 소장한 작품은 몇 점일까. 작년 12월 기준 7924점이다. 1만2500점을 소장한 도쿄국립근대미술관이나 평균 5만 점이 넘는 해외 국립미술관들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양. 그래서 해마다 수집품을 늘려가는 중이다. 2013년엔 한국화를, 2015년엔 뉴미..
2017.04.06 (목)|김윤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