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카' 들고 세계 누비다… 사진 老匠의 특별한 실험
"나이를 먹었다는 거지. 전에는 한번 '순찰'(촬영여행) 가면 가방에 한가득 현상할 필름을 담아 왔는데 점점 줄어들어요. 보이는 게 없는 거야. 심장에 막강한 면역체계가 생겼다고 할까. 웬만한 건 눈에 안 들어오고, 주워올 것도 없고. 그러다 스마트폰을 만난 거예요."'네모 그림자'전(展)이 열리고 있는..
2017.09.22 (금)|김윤덕 기자
돌무덤 위로 붉은 꽃비가 내렸다
포탄 떨어져 파인 땅에 한 송이 망초꽃이 피었다. 평화 위해 싸우다 한 줌 재로 스러진 군인들 돌무덤 위로 붉은 꽃비가 내린다. 화가 송창(65)은 "우리 땅 어느 한 곳도 그늘 없는 곳이 없잖아요"라고 했다. 그 그늘 위에 꽃을 얹어주고 싶었다. 서울 소격동 학고재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꽃그늘' 전시..
2017.09.16 (토)|김윤덕 기자
"하찮은 이쑤시개? 수백만 개 쌓았더니 예술"
"현대미술이 어렵다"는 말은 뉴욕 토종예술가인 타라 도너번(Donovan·48)에겐 통하지 않는다. 뻑적지근한 지적(知的) 허세 따위는 없다. 눈으로 보는 순간 1초도 안 돼 탄성이 터진다. 단추, 빨대, 이쑤시개, 핀, 종이컵 등 잡동사니들을 무지막지하게 쌓아 올려 만들어낸 거대 조형물은 그야말로 반전..
2017.09.12 (화)|김윤덕 기자
"장샤오강과 다른 점? 더 젊고 '글로벌'하죠"
쑨쉰(孫遜·37)을 만난 건 북한이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이틀 뒤였다. '하필 이 시기에 서울 전시냐' 묻자, 어깨를 으쓱했다. "여기가 중국보다 안전할걸요? 핵실험 지역은 중국에 더 가까워요. 그 오염, 중국이 다 받을 텐데요 뭘, 하하!"바투 자른 머리, 부리부리한 눈매를 지닌 중국 작가..
2017.09.09 (토)|김윤덕 기자
"이중섭이 그린 '벚꽃 위의 새', 벚꽃 아닌 복숭아꽃으로 바꿔야"
지난해 이중섭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중섭, 백년의 신화' 전시에서 '황소' 못지 않게 사랑받은 작품은 '벚꽃 위의 새'였다. 비취색 은은한 하늘을 가로지르는 꽃가지 위로 흰 새가 사뿐히 내려앉은 모습. 그런데 이 그림 제목을 '복숭아꽃 위의 새'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7일 저녁..
2017.09.08 (금)|서귀포=김윤덕 기자
'로댕'보다 아름다웠던 내 아버지의 '누드'
'광야를 달리는 말이 마구간을 돌아보랴." 호기롭게 외친 이는 소설가 김훈의 아버지입니다. 그는 실패한 영웅이자 혁명가이며 이상주의자였지요. 식민지배와 해방, 전쟁과 독재를 온몸으로 겪었으나 끝내 광야를 제패하지 못하고 풍운아로 떠돈 영웅은 쓸쓸히 죽음을 맞습니다.김훈은 소설 '공터에서'를 통해 그 임종..
2017.09.05 (화)|김윤덕 문화부 차장
손가락으로 문지르고, 한지를 긁고…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미학
미술에서 질감을 뜻하는 '마티에르(matiere)'는 화가에겐 생명 같은 요소다. 물감으로 색과 형태를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기만의 독특한 조형미를 구현할 수 있어서다. 거친 바위에 그린 듯한 박수근(1914~1965) 그림이 대표적이다. 격자 모양 요철이 있는 판재에 밝은 물감, 어두운 물감을 번..
2017.09.05 (화)|김윤덕 기자
상처와 절망… 너무나 인간적인
눈부시게 아름다운 몸만 누드화의 대상이 된 건 아니다. 뱃살 축 늘어진 여인, 병들어 뼈만 앙상한 남자, 온몸에 상처 입은 소녀도 캔버스를 차지했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알몸이야말로 인간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매개라고 예술가들은 믿었다.당대 '생존하는 가장 위대한 사실주의 화가'로 불렸던 루치안..
2017.08.25 (금)|김윤덕 기자
"조각 거장 권진규 僞作, 국내 미술관에 상당수"
중학교 미술 교과서에 수록된 '지원의 얼굴' 등 소박한 여인상으로 널리 알려진 현대 조각의 거장 권진규(1922~1973)가 위작(僞作) 논란에 휩싸였다. 23일 서울 삼청동 PKM갤러리에서 열린 '권진규의 에센스'전(10월 14일까지)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권진규기념사업회와 작가의 모교인 일본 무사시노..
2017.08.24 (목)|김윤덕 기자
흑돌 가득한 바다에서 침묵의 詩를 읊다
"그의 작품은 사람들을 침묵과 명상으로 이끌고 세상과 바람, 하늘, 땅, 심지어 지하의 마그마 소리까지 듣게 하는 한 편의 시(詩)다."프랑스 파리 기메미술관의 수석큐레이터 피에르 캄봉이 한 편의 시로 상찬한 이 그림은 재불화가 이진우(58)의 것이다. 꼭 1년 만에 신작을 들고 모국을 찾은 그의 전시..
2017.08.23 (수)|김윤덕 기자